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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용천수 이야기

기획시리즈> 제주의 용천수 이야기 제주의 용천수는 산물이라고도 불린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이라는 뜻도 있을 수 있지만 살아있는 물이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제주의 선조들은 용천수를 죽어 있는 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제주의 용천수마다 선조들이 소원을 빌었던 곳이 많고 지금도 남아있는 곳이 여럿 있다. 이러한 용천수가 1000개가 넘어갔지만 각종 개발로 사라져 현재는 700개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작년부터 도내 용천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소식지와 뉴스레터를 통해 제주도의 용천수를 소개하고 있다. 제주시 동부지역 용천수 (행원리에서 종달리까지의 산물)   지서물과 말렝이물 : 광해군과 행원리의 산물 ◆ 위치 :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651-2 [caption id="attachment_15971" align="aligncenter" width="4128"] 말렝이물(가운데 병품담이 보인다)[/caption]   예부터 행원리는 해산물 채취와 식수 관계로 해변 지대로 이주한 마을이다. 제주에서도 청정하기로 소문난 행원리 바닷가 밧소의 말렝이혹에 말렝이물(말랭이물, 몰렝이물)과 지서물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말렝이’는 ‘마루’의 제주어로 산처럼 길게 등성이가 진 곳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지서물은 말렝이물을 지키는 서쪽에 있는 산물이란 뜻을 내포한다. 이 산물들은 해안도로에서 마을 쪽으로 막 들어오면 길모퉁이에 있다. 이 산물들이 개수되었으며, 특징은 식수통이 없다는 것이다. 말렝이물은 남자용으로 주변이 매립되면서 주변 지면이 산물보다 높게 되어 원형으로 쌓은 옛 돌담 위에 콘크리트 옹벽을 덧씌운 형태이다. 석축을 높여서 산물을 보전하고 목욕을 할 수 있도록 재정비 되었다. 남자물인 말렝이물은 출입구가 길에서 정면으로 보이기 때문에 차단벽인 병풍(막)을 설치하여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하였다. 여자용인 지서물은 말렝이물 서측 곁에 타원형의...

2019.12.13.

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 : 제주 습지의 터줏대감, 왜가리

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 : 제주 습지의 터줏대감, 왜가리 김완병(조류학 박사/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제주시 봉성리 마을공동목장 습지 안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 왜가리는 분류학적으로 백로과에 속하는 종으로 주로 낮에 활동한다. 수서곤충류, 물고기, 개구리들이 많은 습지에 쉽게 볼 수 있으며 먹이를 찾을 때는 단독 또는 2~4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제주에서는 물가 주변의 곰솔 군락에 모여 쇠백로, 중백로, 해오라기 등 다른 백로류와 함께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해안조간대, 저수지, 계곡, 논과 같은 습지에서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붉은왜가리는 단독으로 생활하며, 찾아오는 경우도 극히 드문 편이다. 왜가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백로류와 혼성 번식하는 흔한 여름철새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텃새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는 일 년 내내 관찰되나, 번식하기에 유리하지 않다. 대표적인 서식지로는 한경면 용수리 저수지 일대, 구좌읍 하도리 및 오조리 철새도래지 등 해안조간대와 내륙 습지에서 흔히 관찰된다. 간혹 한라산 어승생악 정상 분화구 습지까지 날아가 먹이활동을 한다. 특이하게도 2013년 4월 왜가리 한 쌍이 제주도에서는 처음으로 서귀포시 중문 골프장에서 새끼 2마리를 부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보통 왜가리는 다른 백로류와 함께 숲에서 번식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나, 당시 제주도에서 단독으로 첫 번식한 사례는 이례적이었다. 골프장의 연못 중앙에 나뭇가지를 쌓아 둥지를 틀었으며, 이는 사람들의 방해요인으로부터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한것으로 판단된다. 보통 백로류의 번식지 분포는 인근의 먹이자원의 풍부도 결정되며, 먹이공급은 백로류의 번식 집단 크기를 조절하는 요인이 된다. 쇠백로는 취식 공간이 번식둥지로부터 7~27㎞ 범위, 황로는 25.6㎞, 해오라기는 13㎞ 범위 내에서 취식한다. (제주의 해안가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 또한 쇠백로의 경우 번식지에서 5㎞ 이내에서 집중적으로 먹이를 구하며, 제주에서 번식하는 ...

2019.11.05.

9월 제주 연안습지 이야기

9월 제주 연안습지 이야기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중점사업 중 하나로 제주의 연안보전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소모임인 생태조사 소모임이 매월 2회씩 포인트를 정하여 연안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매월 뉴스레터와 소식지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 소모임 동일리 해안 : 세계적 멸종 위기종 ‘갯게’는 불안하다 갯게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해안의 초지대나 하구의 습지 등에 구멍을 파고 살며 일몰 후 왕성하게 활동한다. 갯벌의 유기물과 갈대 등을 먹고 산다. 참게과로서 이 속에는 한 종만 있을 정도로 세계적 희귀종이다. 갯가의 게류치고는 몸집이 큰 편으로 큰 것의 길이는 약 40mm, 폭은 50mm 가량 된다. 갯게는 바다 생물의 사체나 갯벌의 유기물, 하구의 갈대 등을 먹고 산다. 이러한 습성 덕분에 갯벌을 정화해 주는 청소부 역할도 한다. 개체수가 워낙 적어 정확한 생식양상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 갯개가 서식하는 동일리 갈대밭 한국, 일본, 타이완 등지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희귀종임에도 전국적인 분포를 보여 서해안, 남해안, 제주도 등지에서 발견되며 해안가 초지대의 흙으로 된 제방이나 수로 등에서 간혹 발견되고 있다. 주요 서식처가 갯벌이나 하구처럼 서식 위협도가 높은 지역이라 개체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2015년 해양수산부의 의뢰를 받아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제주도 해안의 멸종위기동물 현황 조사 및 관리 대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문헌자료에 출현한다고 나왔던 연대와 일과리 해안에서는 출현하지 않았고 화북천 하류에서 5개체, 동일리 해안에서 2개체만 나타났다. 연대 해안과 대정읍 일과리 해안은 각각 탐방로 개설 및 오일장 매립으로 인하여 개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물론 더 정밀조사가 필요하나 현재로서는 제주에 갯게 서식지가 2곳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오조리에서도 ...

2019.09.11.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 입니다. (:

2019.09.04.

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한 원앙

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한 원앙 김완병(조류학 박사,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원앙은 국내에서는 한라산내의 계곡이 최대 월동지로 매년 1,000여 마리가 제주를 찾는다. 낮에는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물이 고여 있는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제주의 주요 월동지로는 도토리 열매가 풍부한 광령천, 한천, 중문천, 병문천, 강정천, 창고천, 효돈천, 신례천, 서중천 등의 계곡과 조천읍 일대의 곶자왈 지역이다. 그러나 계곡과 곶자왈 지역의 개발과 개방으로 인하여 원앙의 월동지가 위험에 놓여 있다. 과거 1999년1월 조천읍 다려도 해상에서 월동한 2,500여 마리가 도래한 적이 있는 있는데, 2004년에 65마리로 크게 감소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선흘 곶자왈에 소수가 도래하며, 지난 2009년 1월 조천읍 크라운골프장내 연못에 수백 마리의 원앙이 찾아온 적이 있다. 당시 다려도 해상에서 확인된 원앙은 밤에는 골프장 주변 곶자왈 숲에서 먹이활동을 한 후에, 낮에는 사람들을 피해 다려도 해안에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야생조류는 어느 정도 먹이 자원이 확보되고 안전성과 쉼터가 마련되면, 약간의 방해요인에는 크게 지장 받지 않고 적응해간다. 서귀포 천지연 폭포에 가도, 수십 마리의 원앙이 다정하게 물장구를 치며 겨울을 보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겨울철의 원앙(사진 : 김기삼)) 원앙은 야행성 조류로 낮에는 물이 고여 있는 계곡이나 철새도래지 때로는 해안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해가 지면 참나무숲으로 이동해 도토리 열매를 주워 먹는다. 물가 계곡의 돌 위나,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는 연못가에는 원앙의 배설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귀포시 강정천 수원지에서 휴식하는 개체들도 야간에 모두 서귀포시 휴양림(거린사슴)이 위치하는 상류 계곡에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수백 마리의 집단 무리는 겨울에만 관찰되지만, 원앙의 번식기인 여름철에도 소수 제주 산간 계곡에 머물기도 한다. 육지부에서는 경기도 광릉숲에서 번식이 확...

2019.09.02.

제주 용천수 이야기 : 조천리의 산물

제주의 용천수 여섯 번째 이야기 : 조천리의 산물   조근돈지물 : 임금을 사모하던 연북정 앞의 산물 ◆ 위치 :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2708-3 (사진 우측의 조근돈지물. 왼쪽의 정자는 연북정.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조천의 연북정은 유배인들이 북쪽의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정자이다. ‘조천’이란 의미도 임금을 알현한다는 뜻이다. 조천은 제주 섬의 중요한 방어지이며 섬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통제한 제주 섬의 관문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이곳에 수많은 용천수가 있기에 가능하기도 한 것이었다. 조근돈지물은 남자들이 쓰는 물이다. ‘조근’은 제주어로 ‘작다’는 의미며, ‘돈’은 ‘달다’는 뜻이다. 마을에서는 예전 돈지영감이 살았던 집터 옆에 있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하고 있다. 이 산물은 옆에 있는 큰물보다 작고 밀물 시 바다에 잠기는 위치에 있지만 물이 짜지 않고 달았던 산물이다. 밀물 때에는 주변이 바닷물로 둘러싸여 떠 있는 섬같이 보여 신비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조근돈지물 우측 곁에 방파제처럼 쌓아 만든 돌길을 따라 가면 빨래터로 사용했던 조그마한 산물인 빌레물이 있다. 빌레물은 너럭바위로 암반 틈에서 용출되는 옛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조근돈지물(남탕) 내부 모습) 족박물과 양진사물 : 절간 안에서 솟는 산물 ◆ 위치 :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2430 양진사 내 (족박물) 조천리의 양진사라는 절 안에서 솟는 물이다. 절간 안에 두 군데 서 용출되는데 산물이 거리를 두고 두 군데서 용출되는데, 하나는 대웅전 뒤 우물 형태로 되어 있는 족박물과 대웅전 동측 곁에 식수통과 빨래터가 돌담으로 격리된 형태로 만들어져 절간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양진사물이다.이 물은 빌레에서 솟아나기 때문에 빌레물로도 부른다. 이처럼 제주에서는 절이나 집 마당에서 용천수가 솟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양진사물) 수룩물 : 밀물이 들어오면 담수가 솟는 산물 ◆ 위치 :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3095-11 일대 (수룩물(남탕)) 수룩물...

2019.09.02.

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 습지에 사는 병아리,논병아리

제주 습지에 사는 병아리,논병아리 김완병(조류학 박사) 논병아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철새이나 일부는 텃새이며 제주에서도 번식한다. 겨울철에는 용수리 저수리, 하도리 및 성산포 철새도래지 등에서 흔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한라산 사라오름(해발 1,324m)에서도 관찰된 적이 있다. 성산포에서는 많게는 100~200마리가 무리생활을 하며 그 외 지역에서는 3~5마리에서 수십 마리 정도가 월동한다. 보통 3~4월이 되면 북쪽 지방에서 내려온 무리는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가지만 텃새화된 일부 개체는 번식기에 들어간다. 겨울깃이 여름깃으로 변하고, 암수가 서로 바라보며 춤을 추는 구애행동을 한다. 하도리에서 확인된 둥지는 갈대밭 주변에서 물위에다가 갈대줄기나 파래를 이용하여 만들며, 하얀색의 알을 4~6개 정도 낳는다. 암수가 번갈아가며 알을 품으며 둥지를 떠날 때는 파래 등으로 알을 덮어준다. (사진:김기삼) 논병아리는 일단 월동지가 정해지면 외부의 방해요인이 있더라도 다른 오리류나 백로류처럼 장거리 비행을 하지 않는다. 하도리나 성산포에서 탐조를 하다보면, 논병아리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있다가도 사람들이 다가가면 잠수를 하거나 물위를 빠르게 헤엄쳐 달아나는 때가 많으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 잠수는 보통 2~10미터이며 잠수시간은 10~25초 사이이며 최고11m까지 잠수한 기록도 있다. 다리는 꼬리 쪽에 위치하며 발가락은 오리처럼 물갈퀴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발가락이 독립적으로 좌우로 나뭇잎처럼 퍼져 있고 서로 겹쳐있다. 이를 판족이라 부르는데 물갈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각 발가락 사이가 완전히 합쳐지지 않았지만, 헤엄치는데 적합하다. 다리가 몸 중앙에 위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뭍으로 올라와서는 거의 걷지를 못한다. (사진:김기삼) 간혹 논밭이나 모래밭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대부분 바다에서 선박 폐유에 의해 깃털이 심하게 엉켜 깃털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연속적으...

2019.08.16.

제주의 용천수 다섯번째 이야기 : 화북동,삼양동,신촌의 용천수

큰이물 : 화북동의 중심이었던 산물 ◆ 위치 : 제주시 화북1동 1627-2 일대 <큰이물> 화북동은 옛날 제주목사가 부임할 때 입도했던 제주의 관문이다. 600여년 이전에 설촌한 오래된 마을이다. 그 이유는 마을 포구 주변 많은 산물이 군락을 이루며 솟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북포구 일대에는 대명물, 가래물·중부락물·비석물,큰이물 등 다양한 용천수가 남아있지만, 과거 돌담으로 둘러싸였던 자리를 대부분 시멘트로 평평하게 미장해버렸다. 큰이물은 용출되는 양이 매우 크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동성창물이라 부른다. 이 산물은 주로 화북 중동과 서동 사람들이 애용했던 물로 마을 안 큰 길에 있어서 ‘큰질물’이라고도 했다. 물이 매우 차가워 얼음물이라고도 했다. 이 산물들은 얼음같이 차가워서 여름철에 목욕물로 애용했었다. 큰이물 입구에는 1958년~1959년 사이에 실시한 산물 정비를 기념한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큰이물에서 동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해신사 앞쪽에, 주로 소에게 물을 먹이던 쉐물이 있다. 쉐는 소의 제주어다. 이 물은 우마용 물로 식수통 등 칸을 가른 이용시설이 없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서 매립을 하면서 용천수는 남겨 놓았지만 남겨 놓은 방식이 문제가 있다. 시멘트로 둘러친 사각형의 웅덩이만을 남겨놓은 것이다. 쉐물 앞에는 해신제(海神祭·바다에서의 안전한 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가 열리는 해신사(海神祠)와 조선시대 방어유적인 화북진성, 화북동 비석거리 등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있어 제주 선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쉐물> 샛도리물 : 삼양동을 키운 산물 ◆ 위치 : 제주시 삼양1동 1938-3, 포구 일대 삼양동은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용천수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 1980년대부터 삼양제1,2,3수원지를 차례로 만들었다. 지금은 지하수 오염과 해수 침입 때문에 비상용 상수원으로 전환되어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바다 곳곳에서 샘물이 솟아올라 많은 시민들이 찾...

2019.08.13.

제2공항으로 사라질 제주의 보물&gt; 온평리

제2공항으로 사라질 제주의 보물> 온평리   제주의 건국 신화가 깃든 마을, 온평리 제주는 건국신화가 독자적으로 내려오는 섬이다. 구체적으로 지역을 말하면, 제주시내에 있는 삼성혈과 온평리의 혼인지와 황루알이다. 삼성혈에서 태어난 고양부(高良夫) 삼신인(三神人)이 벽랑국 세 공주를 만난 곳이 바로 온평리 황루알이라는 바닷가이다. 황루알은 세 선녀가 말을 끌고 상륙했던 흔적인 말발자국이 남아 있는 곳이다. 삼신인은 함 속에서 나온 벽랑국의 세 공주를 맞이하여 각각 배필을 삼아 이들과 혼례를 올렸는데 이곳이 혼인지다. 혼인지 바로 옆에는 세 신인이 혼례를 올린 뒤 신방을 치렀다는 조그만 굴(신방굴)이 있는데 실제로 굴 내부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 굴은 선사시대 바위그늘 유적지로서 토기 및 석기의 파편이 출토된 바 있다. 탐라건국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삼신인과 벽랑국 세 공주가 결혼식을 올렸다는 혼인지 삼성혈은 제주에서 남쪽 3리쯤 되는 곳에 있으니, 옛 이름은 모흥혈이다. 고려사 고기에 이르되, 애초에 사람이 없더니 땅에서 세 신인이 솟아났다. 지금의 한라산 북녘 기슭에 모흥굴이라 부르는 혈이 있는데 이것이 그곳이다. 맏이가 양을나요, 버금이 고을나며, 셋째가 부을나다. 세 사람은 거친 두메에서 사냥을 하여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살더니 하루는 자줏빛 흙으로 봉해진 목함이 동해변에 떠오는 것을 보고 나아가 이를 열었더니 안에는 석함이 있는데 붉은 띠를 두르고 자줏빛 옷을 입은 사자가 따라와 있었다. 함을 여니 속에는 푸른 옷을 입은 처녀 세 사람과 망아지 송아지와 오곡의 씨앗이 있었다. 이에 사자가 말하기를 '나는 일본국 사자입니다. 우리 임금께서 이 세 따님을 낳으시고 말씀하시되 서해중의 산기슭에 신자 세 사람이 강탄하시어 장차 나라를 열고자 하나 배필이 없으시다 하시고 신에게 명하여 세 따님을 모시라 하여 왔습니다. 마땅히 배필을 삼으셔서 대업을 이루소서' 하고 사자는 홀연히 구름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세 사람...

2019.08.02.

제주신항만, 제주를 어디로 끌고 가려하는가?

제주신항만, 제주를 어디로 끌고 가려하는가? 제주환경운동연합   정부가 올해 말 수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 수립에 제주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건설을 ‘투트랙’으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방향(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역사상 최대의 토목공사라는 제2공항은 지난 4년간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제 이것도 모자라 탑동매립지의 10배가 훌쩍 넘는 바다를 매립하는 제주신항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제주신항은 생태․환경적 관점에서만 보면 제2공항만큼이나 엄청난 문제를 갖고 있는 사업이다. 만약 2개의 계획이 확정된다면 제주도는 향후 수십 년간 토목공사판으로 들썩거릴 것이다. 과연 이것이 제주도민이 바라는 미래일까? 공교롭게도 제주도 최대의 토건 사업인 이 2개의 계획은 원희룡지사가 2015년도에 유치한 사업이다. 취임 초기 선 보전 후개발을 내세우고 제주도 미래비전 용역을 통해 제주의 미래가치를 ‘청정과 공존’으로 설정했던 장본인이지만 실제 행보는 결국 토건사업이었던 것이다.   ▲ 제주신항 조감도 정부가 올해 말 수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 수립에 제주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건설을 ‘투트랙’으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방향(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 10일, 국토교통부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5차 국토종합계획 호남ㆍ제주권 공청회에서 공개된 ‘2020∼2040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방향(안)’에 나오면서 알려졌다. 정부는 제주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건설 추진을 통한 교통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항만 계획은 지난 2016년 12월 해양수산부가 ‘제주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을 고시하려 하다가 기획재정부가 고시 보류를 요청하면서 몇 년 동안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입장을 바꿔 제주신항 기본계획을 7월에 고시하려고 하고 있고 현재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제주신항 건설 기본계획은 총사업비...

2019.07.15.

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gt; 수난받고 있는 솔부엉이

솔부엉이(Brown Hawk Owl)                                                                                          김완병(조류학 박사) 솔부엉이는 제비와 마찬가지로 제주를 찾는 대표적인 여름철새이다. 올빼미과에서 속하는 소형의 조류로 다른 부엉이에 비해 머리에 귀깃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몸 전체가 진한 밤색을 띠며 가슴과 배는 흰 바탕에 밤색의 줄무늬가 굵게 세로로 나 있다. 눈과 발가락은 선명한 노란색을 띠며 부리와 다리는 예리하다. 4개 발가락에는 1cm 이상의 발톱이 갈고리 모양으로 발달되어 있어서 일단 먹이감을 잡으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다. 다친 맹금류를 응급조치할 때에는 날카로운 발톱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른 참새목 조류에 비해 눈이 앞쪽으로 발달되어 있지만 머리를 180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먹이감을 쉽게 포획하거나 천적의 접근을 금방 알아차린다. 새들의 목뼈는 대단히 탄력적이어서 먹이를 잡거나 경계할 때 목뼈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다. 다른 올빼미류처럼 주로 밤에 먹이사냥을 나서며 간혹 낮에도 활동한다. 숲 속을 유유히 날면서 밤에 돌아다니는 나방류를 잡아먹으며 작은 새나 박쥐도 포획한다. 밤에는 '후-,후-'하고 반복해서 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하지만, 낮에는 주로 큰 나뭇가지에 앉아 잠을 잔다. 따라서 왠만해서는 솔부엉이를 직접 확인할 수 없고 탈진 또는 충격에 의해 쓰러진 경우에 한해서 볼 수 있다. 시기적으로 5월∼6월은 멀리 남쪽에서 날아와 제주에 도착하거나 북쪽으로 날아가던 중이어서 오랜 비행과 허기짐으로 인해 탈진하거나 또는 궂은 날씨로 인하여 먹이를 제때에 구하지 못해 먹이탐색 비행을 하다가 건물, 기둥, 자동차에 충돌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먹이가 부족할 경우에는 가로등에 모여드는 곤충을 잡기 위해 도심지까지 나타난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불행히도 오른쪽 날개뼈가 부러지는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2019.06.13.

제주 용천수 이야기&gt; 중산간의 산물 2

조리새미 : 제주 용천수 물 절약 시스템의 전형 ◆ 위치 : 제주시 봉개동 산 2, 안세미오름 북쪽 산자락 제주의 용천수는 제주민들의 물 절약의 지혜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물을 칸을 나누어 사용하면서 현재의 ‘중수도’개념을 이미 수백년전에 실천했고 마을 향약을 통해 철저하게 물을 보호하고 있었다. 명도암의 조리새미는 이러한 제주용천수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명도암은 이익(1629~1690)의 제자인 ’명도암(明道庵) 김진용’이 조리새미와 가까운 곳에 집을 지어 살았던 곳이다. 명도암 선생은 제주 교육 기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장수당을 세워 영재육성에 평생을 바친 분이다. 마을의 이름을 김진용 선생의 호를 따서 지은 것이다. 명도암물이라고도 하는 조리새미는 명도암 마을의 설촌 내력이 담겨 있는 산물이다. 샘은 안(內)새미와 밧(外)새미라는 두 개의 오름으로 형성된 형제오름 북측 기슭에 있다. 조리새미라는 이름은 샘물 모양이 ‘쌀을 이는 조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조리새미는 4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는 식수로 이용했던 용수구, 두 번째는 쌀, 채소 씻는 통인 목욕용 구역이다. 세 번째 칸은 빨래를 하는 세답통이며 마지막으로 우마가 마시는 연못이 있다. 제주 용천수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산물은 인공적으로 만든 동굴 안에서 솟아나, 아래쪽 논으로 흘러들어 이 일대에서 벼농사를 할 수 있게 해 준 물이다. 인위적으로 동굴을 만들어 보호한 것은 그늘의 물은 여자물인 암물로서 양지에 있는 남자물인 숫물보다 맑고 달며, 물이 변하지 않고 항상 처음의 물맛을 유지한다는 평가 때문이다. 옛날부터 이 산물은 설사를 치유하는데 효험이 있는 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샘물 아래에 논은 없어졌지만 이 산물로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이 연못은 수생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는 습지이다.   독승물 : 해안동을 있게 한 산물 ◆ 위치 : 제주시 해안동 2520번지 일대 해안동 일대는 500여 년 전부터 사...

201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