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제주 파괴의 신호탄 135㎞ 중산간 순환도로 계획 중단하라!

관리자
발행일 2022-02-25 조회수 586


제주 파괴의 신호탄 135㎞ 중산간 순환도로 계획 중단하라!




“제주도 강소권 메가시티 전략 16개 핵심사업으로 중산간 순환도로 확정”
“중산간 난개발의 마지노선 붕괴로 생태·경관 파괴 초래할 것”



제주도가 강소권 메가시티 전략과 관련해 16개 핵심사업을 확정하고 이를 이달 중 행정안전부에 제출하기로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제주도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할 16개 핵심사업을 포함한 강소권 메가시티 전략이 정부정책에 반영될 경우 지방재정투자심사 면제 또는 신속 지원이 이뤄지며, 국고 보조율도 50%에서 60%로 상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번 계획이 가지는 의미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중요한 사업계획 16개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정보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도민의 미래를 결정할 정도의 규모가 큰 사업들이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도민들은 어떤 사업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그 사업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도정 관계자들만 알고 있는 비밀계획인 셈이다. 투명한 정보공개가 요구되는 시대에 이를 역행하는 구태행정을 다시금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계획에서 가장 우려스런 사업은 중산간 순환도로 사업이다. 무려 135㎞ 길이의 도로를 계획하고 있는데 기존의 중산간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규개설해서 기본 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로 엄청난 규모의 토목공사다. 문제는 이번 계획이 과연 제주도에 꼭 필요한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이냐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 사업의 필요성을 균형발전과 인구·관광객 증가에 따른 장례의 도로수요를 미리 확보해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대중교통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필요성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먼저 제주도는 이미 애조로 등 도시외관순환도로를 갖추고 있다. 중산간 순환도로의 필요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교통체증이 주로 발생하는 지역은 외곽의 도로가 아니라 제주시 동지역 내 인구와 상업이 밀집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평화로와 번영로 등 도심으로 연결되는 도로구간에서 주로 발생한다. 중산간 순환도로가 교통혼잡을 대비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제주도의 4차선 이상 도로개설율은 전국 최상위권이며, 자동차가 드물게 이용하는 도로까지 버젓이 확장되어있는 상황이다. 교통의 수요관리정책은 뒤로 한 채 공급 위주의 정책 우선으로 도로공사를 확대하면서 자동차 이용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고, 대중교통의 이용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확장과 난개발, 과잉관광에서 비롯된 교통부하의 문제는 그대로 두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대규모 도로개설로 이러한 교통체증을 막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행위다. 게다가 기후위기로 탄소중립이 요구되는 시대에 대규모 도로개설이 과연 과연 합당한 일인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이 도로가 잘 연결되지 않거나 부족해서라는 인식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도민이 원하는 균형발전은 의료, 복지, 문화를 각 권역에서 주민들이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생활형 SOC를 통해 복합문화공간과 복지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공공의료를 확대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도민이 원하는 균형발전이다. 도로를 많이 설치해 이런 시설이 밀집한 도심을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균형발전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대중교통 활성화와 중산간 순환도로가 왜 연결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현재 대중교통의 문제는 불편한 노선과 외곽지에 대한 배차 부족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준공영제에 따른 비효율도 큰 논란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대중교통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지 중산간에 도로를 넓히고 새로 만드는 것이 대중교통의 활성화가 아니다.



중산간 순환도로 건설사업은 사실상 제주도의 환경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완전히 파괴하는 사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도는 친환경적으로 도로를 만들겠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실제 도로가 개설될 경우 도로를 따라 중산간 지역의 생태축 단절로 생태계는 완전히 분절될 것이고, 이로 인해 생태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생태계의 분절은 곧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초래하고 이는 제주도의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기후위기 대응에도 극심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도로 주변으로의 개발행위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어 중산간 보전의 마지노선은 완전히 붕괴될 수밖에 없다. 제주도 오름과 습지, 곶자왈 등 환경자산의 보고이자 지하수 함양의 핵심지역이며 우수한 생태계를 품은 중산간의 파괴는 곧 제주도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런 문제는 제주도의회에서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심사하면서 이미 한차례 제기되었다. 제주도의회는 이번 계획에 대해 제주도만큼 도로가 잘되어 있는 곳이 없는 상황에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무리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또한 도로가 확장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막히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도로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활성화 추진을 위해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또한 중산간 순환도로를 넓히는 것은 지속가능한 제주를 생각한다면 좀 더 보완이 필요하고, 2023년 지방채 상환시기가 도래하는 등 재원조달이 어려운 시기에 순환도로 구축은 신중한 검토를 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도의회 역시 이번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려가 크고 무리한 사업을 제주도는 제주도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제주도에는 제주도지사가 부재하고 곧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당연하게도 도민의 민의를 담은 계획도 아니고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계획도 아닌 셈이다. 더군다나 정치적 책임을 질 도지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도지사 권한대행이 중요한 사업을 마음대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책추진에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권한대행이 도민들 모르게 핵심사업을 결정하고 뚝딱 처리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제주도는 추진중인 강소권 메가시티 전략을 즉각 중단하고, 16개 핵심사업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또한 이에 대한 도민의견을 명확히 묻고 여론을 수렴해 핵심사업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35㎞ 중산간 순환도로 계획은 즉각 삭제되어야 한다.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다지만 실제로는 제주도의 미래를 파괴하는 계획인 중산간 순환도로 건설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제주도에 강력히 요구한다. 끝.



2022. 02. 25.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정봉숙)



중산간 외관순환도로 성명서_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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