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조사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2023년 9차)

관리자
발행일 2023-12-20 조회수 11



2023년 용천수 조사 대상지였던 한경면, 대정읍, 안덕면 일대의 마지막 조사는 용수리였습니다.
마을의 물과,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여정은 용천수가 지닌 온도처럼 시원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여정의 결과물인 <용천수 이야기 6>는 1월에 발간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용수리에서 확인한 용천수는 5개소(엄나물 - 구리물 - 모살물 - 화상물 - 좁진물)였습니다.
 

용수리(龍水里)는 과거 두모리(頭毛里)의 한 취락이었다가 100여 년 전에 독립하여 현재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옛 이름을 ‘지새포’ 또는 ‘지서개’라 하고 있습니다. 지서개는 지서 기와를 말하며 용수리 포구의 절부암 언덕동산 ‘굴터’라고 부른 곳에 도요지가 있었습니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기왓장 부스러기 등 그 흔적을 볼 수 있었으나 이곳의 도공들은 왜구의 침입을 피하고 질 좋은 재료를 얻기 위하여 무릉2리 평지동, 신평리, 구억리 등으로 이주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평지동, 신평리, 구억리 등에는 도요지가 있음). 이에 용당리까지 포함하고 있다가 1953년에 용당리와 분리되고 ‘벅끌’이라고도 하는 법기동과 ‘주근디머들(주정동)’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용당리 마을의 옛 이름은 부포(釜浦/가못개) 또는 우포(友浦/구녕개)라고 불렀으며, 탐라지 등 기록에는 방호소(防護所)와 수전소(水戰所) 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을 미루어 볼 때 용수리 설촌 연대는 지금으로부터 300~400여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용수리에는 절부암(節婦岩)이 있으며, 고산리와의 경계에 차귀도가 있습니다.


 


  1. 엄나물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3728-1





[caption id="attachment_21559" align="aligncenter" width="1280"] 엄나물은 마을에서 바닷가 방향인 신창리와 경계를 형성하고 있는 조개밭 근처에서 솟아나는 산물로 이 일대는 작은 못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못을 조개못이라 하고 있습니다. 이 산물은 두 군데서 용출하였는데, 조사당시에는 용출구부터 모든 물칸에 물이 없었습니다. 돌담을 둘러 보호시설을 만든 곳의 물은 식수용으로 여자전용이었으며, 못 같은 웅덩이에서 솟아나는 물은 남자전용으로 목욕하거나 우마용 물로 사용하였습니다. 지금 산물 주변은 갈대밭으로 작은 습지를 형성하고 있으나, 엄나물에서 꽤 오랫동안 물이 나오지 않은 탓인지 조개못을 비롯한 갈대밭에 물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마을 가까이에 있는 물은 봉천수로 수질이 안좋았으나 엄나물은 생수로 물맛이 좋고 깨끗해서 마을에서 3리 가량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물을 식수로 선호했다고 합니다. 현재 이 산물은 용출되는 곳의 옛 돌담을 살려서 그 위해 높게 돌담을 쌓아 오린 형태로 개수되어 원형의 일부를 보전하고 있으며, 목욕을 하거나 우마용으로 사용했던 원형의 웅덩이인 작은 못은 예전 그대로 보전하고 있습니다.[/caption]
 
2. 구리물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4035-3
[caption id="attachment_21560" align="aligncenter" width="1280"] 강개목 사람들도 종종 이용했으나 대부분 바닷가에 갔던 사람들, 그 주변 밭에 갔던 사람들이 먹던 물이다. 바닷물이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구룬물까지 차서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상류에 있는 강개목물(용수리 3466-8번지 갱개목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식수로 사용했던 물이다. 빗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봉천수이고, 땅에서도 조금씩 물이 나온다. 이 동네 사람들은 좁진물이나 모살물에 물을 길러 다니기에는 멀어서 이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이 없으면 이 물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는 물이 흐른 흔적만이 남아 있고 용출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인근에 주민에 의하면 물이 안나온지 오래 되었고, 그전에는 산물에 대해 아는 낚시객이나 주민들이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caption]
 
3. 모살물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4240-3
[caption id="attachment_21561" align="aligncenter" width="1280"] 모살물(지서개물, 모시물)은 용수포구와 해안도로를 만들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가 마을사람들의 의지로 사각통 형태의 우물로 복원된 것입니다. 이 산물은 용수리 속칭 ‘엉덕동산’이라는 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깃든 절부암이 위치한 지사개에 있는 산물로 절부암 밑에서 할머니가 발견하여 바다를 삶터로 하는 어촌 사람들과 포구의 뱃사람들의 귀한 식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물은 밀물일 때는 염분이 많은 바닷물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썰물일 때는 좋은 식수원으로 어로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물이었으며, 지금은 원형을 찾아 볼 수 없지만, 해안도로 한 가운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산물 입구에는 치수비가 세워져 있으며 현대식 지붕을 씌워 우물통만 보전하고 있습니다.[/caption]
 
4. 화상물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4549 앞 조간대
[caption id="attachment_21562" align="aligncenter" width="1280"] 화상물은 ‘용수에는 사람이 살 수 없지만 화상수가 있어서 사람들이 살 수 있다’고 한 어떤 풍수가의 말이 구전될 정도로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하였던 물입니다. 주민들은 화석에서 물이 나온다고 해서 화상물이라 했다 전해집니다. 이 산물은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만 잠깐 드러나는 산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제를 지내거나 집안에 결혼 등 큰일이 있을 때 화상수가 있는 바닷가에 가서 제를 지낼 정도로 용의 기운이 깃든 산물이라고 합니다. 이 산물은 물때를 잘 맞춰야 볼 수 있으며, 주민들은 목욕, 빨래와 같은 생활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용수리 4549번지 앞 올레12코스에서 해안조간대로 진입하여 직선거리 20미터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산물은 바닷물과 섞여 정확한 양을 알 수 없으나, 물 맛은 짜지 않은 편으로 산물이 아직도 용출하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caption]
 
5. 좁진물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4719-22
[caption id="attachment_21563" align="aligncenter" width="1280"] 용수리는 자연적으로 샘솟는 물을 식수로 이용하지 않고 사람의 힘으로 판 우물을 식수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물이 ᄌᆞᆸ지물(좁진물, 잡짓물, 잡지수, 신승물)입니다. 이 물은 우물 형태의 산물로 땅을 파서 만들었지만 좁은 구멍에서 스스로 흘러 넘쳐 흐르는 산물로 ‘숭숭물’이란 애칭을 갖고 있으며 마을의 서쪽 밖 농경지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우물은 가로, 세로 각 3m인 사각 우물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두레박을 사용하지 않아도 물이 저절로 솟아 넘쳐 흐르며, 여름이면 차고 시원하며 겨울에는 몸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온기가 서린 물이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름철이면 주민들의 이야기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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