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주도는 매립 위기에 놓인 신엄리 윤남못 습지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관리자
발행일 2023-06-19 조회수 260


제주도는 매립 위기에 놓인 신엄리 윤남못



습지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습지 내 건축허가 재검토하고, 윤남못 토지매입 적극 고려해야”



“윤남못을 비롯한 도내 습지 보전 대책 점검해야”



 
지난 2021년 마을이 주도적으로 습지 복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던 신엄리 윤남못(윤내미못)이 최근 일부가 매립될 위기에 처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있는 윤남못은 마을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용하던 마을의 역사와 함께한 습지이다. 윤남못의 이름은 확실하지 않으나 습지 주변에 윤노리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신엄리 주민들이 식수로 쓰기도 하고 마소에게 물을 먹이는 장소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현재의 상수도 시스템 보급과 농업용 관정이 들어서고 가정마다 키우던 마소도 차츰 기업형으로 바뀌게 되면서 윤남못을 찾는 이들이 줄게 되어 방치되었다. 한때는 각종 쓰레기를 버리는 등 오염이 심해져서 수생생태계가 파괴되고 새들도 오지 않는 습지였지만, 2001년 신엄리 청년회가 석축을 쌓고 계단을 설치하는 등 연못을 정비하여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복원하였다.
하지만 2017년경에 습지의 일부가 매립되고, 외래식물인 부레옥잠을 비롯하여 왕우렁이와 생태계교란종인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이에 2021년 다시금 마을에서 나서 윤남못의 옛 모습을 돌려놓기 위한 정비활동과 생태교육을 지속한 결과 현재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윤남못은 일부가 매립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습지 일부에 건축허가가 승인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윤남못의 지번은 마을 소유의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1386-3이지만 실제로 습지가 형성된 구역은 이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신엄리 1380, 1385, 1385-2, 1388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곳은 개인 사유지로 언제든 매립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었으며, 최근 이 필지 중 신엄리 1385-2에 해당하는 습지에 건축물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제주도 습지보전실천계획(2022)에 따르면, 도내 322개 습지 중 약 80%에 해당하는 270개의 습지가 사유지여서 사실상 대부분의 습지가 윤남못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매립이 될 윤남못 구역은 갈대숲이 우거진 습지대로, 수서곤충과 양서파충류를 비롯하여 조류 등의 은신처로도 이용되는 곳이다. 제주도 습지보전실천계획상에 도내 322개소 습지 중 40개소의 표본조사 대상습지로 선정되어 습지 생태계가 조사된 습지이다. 이곳 습지가 매립될 경우 습지의 면적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습지생태계의 단절을 초래하며, 남은 습지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제주도 습지보전관리 조례에 따라 5년마다 제주습지보전실천계획이 수립되고 있지만, 제주도의 보전관리 대상 습지인 윤남못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립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이토록 허술한 습지 보전·관리정책으로는 사실상 남아날 습지는 없다.
따라서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윤남못의 건축허가를 재검토하도록 하고, 사유지 매입 예산을 확보하여 공유지로 매입하는 적극적인 습지 보전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윤남못 보전·관리에 대한 의지가 있는 주민 주도의 습지 보전·관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나아가 도내 322개소의 습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의 경우, 이러한 매립·훼손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람사르당사국 총회에서는 올해 추구해야 할 주제를 ‘습지의 복원’으로 정하고 ‘지금은 습지를 복원할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정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습지 보전 정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당부이자 경고이다. 제주도의 습지 정책이 이러한 취지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윤남못 습지 보전을 통해 제주도민들에게 보여줄 때이다. <끝>

2023. 06. 19.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정봉숙)



 
신엄리_윤남못_매립위협_습지_보전_촉구_논평_최종_230619
[caption id="attachment_20909" align="aligncenter" width="1280"] 윤남못 전경. 사진 우측 습지를 가로지르는 탐방로를 기준으로 좌측이 매립될 습지구역.[/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910" align="aligncenter" width="1280"] 윤남못 한켠에는 정수식물이 자리잡고 있어 뭍과 물을 연결하는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caption]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