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조사 |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2023년도 6회차)

관리자
발행일 2023-09-27 조회수 30


 

 
물이 풍족한 동네, 화순리 산물 여행 다녀왔습니다.
화순리에서 확인한 용천수는 13개소로 곤물, 퍼물, 큰물, 함백이물, 세양물, 엉물, 녹남물, 엉덕물, 테우리물 각시물, 개물, 하강물, 청물이었습니다. 이 이름 붙여진 산물 이외에도 개인 주택 안에 위치하여 물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계신 주민분들도 있었습니다.
 


화순리(和順里)는 신라3대 유리왕때(서기 24년) 양(梁)왕자라는 분이 거주하였다는 설과, 고려조 말기 원(元)을 무너뜨린 명(明)나라 조정이 원나라의 왕족 일행을 제주섬으로 적거시켰는데 그 때 돌아온 양양태자가 살던 집터인데서 연유했다는 두가지 설이 전해지며, 번내는 '볏내'의 변형으로 냇가에 논이 있어 벼가 많이 생산된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으며 150년 전 동수리와 번내를 합쳐 화순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분지에 형성되어 애초에 산방촌이라고 불렸고, 그 후 마을이 둘러 나뉘어져 한 쪽은 동수리, 다른 쪽은 범천(犯川)이라 했는데 다시 범천을 범질천이라 고쳐 부른 것이 나중에 '볏내'에서 번내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곶자왈에서 발원한다하여 붙여진 이름, 곤물
[caption id="attachment_21303" align="aligncenter" width="1280"] 화순리 웃동네인 골물동(곤물동)이라는 표시석이 있는 길로 약간 들어가면 길 옆 바위 밑에서 솟아나 식수로 사용한 곤물이 있다. 이 산물은 마을 한 가운데로 산물이 흐른다고 해서 ‘고을물(골동물)’로 부르다가 ‘곤물’로 변형된 것으로 동네가 형성되기 전 이 일대가 천연림(곶자왈)으로 그 가운데서 샘이 솟았기 때문에 곶자왈에서 발원한다하여 ‘곶물’이라 했던 산물이다. 곤물은 시멘트구조물로 변형되어 있지만 형태는 옛 형태로 첫째칸은 식수, 둘째칸은 음식물을 씻는 곳, 셋째 칸은 빨래나 목욕하는 곳인 3칸으로 나눠져 있다. 청소도구가 있어 주변이 깨끗하여 마을 주민분들이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시는듯 했고, 옛 모습은 아니지만 물팡이 있어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caption]
 
산방산과 월라봉이 보이는 곳의 아담한 산물, 퍼물
[caption id="attachment_21305" align="aligncenter" width="960"] 퍼물이 있던 곳은 과거 개천으로 바닥에 진흙으로 형성된 펄이 습지를 형성하고 있어 '퍼물'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개간된 습지 논인 퍼물논의 관개배수였다. 이 산물도 3칸 구조로 물통만 놔두고 개수되었다. 주변 위치보다 더 낮은 지대에 있어 계단으로 내려가하야 하며, 보행을 위한 것인지 나무데크시설을 정비하였으나, 오래되어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caption]
 
이름 만큼 물이 많은 큰물
[caption id="attachment_21306" align="aligncenter" width="1280"] 큰물은 솟는 양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식수와 관개배수로 아래쪽에 논에 있었다. 이 물은 3칸 구조로 용출되는 암반만 놔두고 완전히 개조해 버려 곁이 있는 나무만 산물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조사 당일도 물소리가 멀리서도 크게 들릴 정도로 물양이 많았으나, 관리가 미흡하고 안내표지판이 없어 안타까움이 있었다.[/caption]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산물, 함백이물(함박이물)
[caption id="attachment_21307" align="aligncenter" width="1280"] 설촌의 기원을 갖는 함백이물은 바가지의 일종인 ‘함박’을 떠다 먹을 정도로 수량이 매우 적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하류 쪽에 작은 논도 있었다고 한다. 이 산물은 3칸으로 나누어 사용했던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문헌에서 전해지나, 조사당일에는 잡풀이 우거져 산물의 형태를 구분할 수 없었으며, 흐르는 물소리만이 산물이 있음을 짐작케 하였다.[/caption]
 
청명한 물소리를 들려주는 산물, 세양물(상약수)
[caption id="attachment_21308" align="aligncenter" width="960"] 하강수 동쪽에 세양물 혹은 상약수란 산물이 있는데 물이 솟는 방향에 의해 서향물이라고도 한다. 이 산물은 하강물에 비해 수세가 약하고 위에 위치해 있다고 하여 ‘상약수’라 부르는 산물이다. 이 산물은 하강수와 합하여 흐르거나 하강수와 흐름의 방향을 놓고 서로 다투면 나라에 큰 변이 생긴다는 구전이 전해지는 물이다. 화순리 용천수 중 유일하게 용천수 유량측정기가 있으며, 첫번째 칸을 '식수'라고 명시하고 있다. 주변이 주택가, 식당이며, 햇빛을 가리는 가림막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caption]
 
'엉은터'에서 솟아나는 산물, 엉물(엉은턱물)
[caption id="attachment_21309" align="aligncenter" width="1280"] 엉은 언덕의 제주도의 방언으로 ‘엉덕’(충청, 전라, 경상도에서도 사용)의 준말이다. 이 물은 ‘엉덕’ 밑에서 솟아나기 때문에 ‘엉물’이라 하여 지금까지 불려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神靈스런 언덕 아래인 ‘靈垠터’에서 용출한다고 하여 ‘영은터물’이라 했는데, 이 발음이 후에 오면서 ‘엉은터물’이 되었다고도 한다. 일설에는 이 ‘엉물’을 이용하는 동네라 하여 이 일대를 ‘엉은터’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제주도 용천수의 전형적인 형태로서 맨 위 칸은 음용수로 쓰고, 둘째 칸은 채소를 씻으며, 셋째 칸은 빨래를 한다. 넷째 칸은 주위를 둘러 담을 쌓아 위 칸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없을 때 목욕하는 곳으로 활용하였다. 넷째 칸에서 흘러간 물은 논물로 이용하였다. 문헌상 사진으로는 햇빛을 가리는 시설이 있었으나 철거되어 없었고, 물양이 많아 흘러가는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caption]
 
과거 농어가 잡혔다 전해지는 산물, 녹남물(새물)
[caption id="attachment_21310" align="aligncenter" width="1280"] 녹남물(돗물, 저수)은 서동네(서상동) 사람들이 귀한 식수로 입구에 치수공덕비(1956년)가 세워져 있다. 마을 주민에 의하면, 이 치수공덕비는 산물 안쪽에 있었으나 정비과정에서 산물 입구쪽으로 옮긴것이라고 한다. 녹남물은 해수욕장 서쪽 입구에 있는 산물로 산물 주위에 방축을 쌓지 않아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 농어가 잡혔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돗물(돗은 돼지의 제주어)이라고도 한 것은 한라산 서쪽으로 산록과 임수를 연결하는 서림수를 타고 내려온 끝 지점에서 용출되고 있어 엄동설한에 멧돼지들이 따뜻한 곳에 있는 이 산물을 먹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산물은 일자형 한 칸으로 최근에 비가림 시설 등 완전히 개수하여 지금은 빨래터로 사용되고 있다. 물이 맑고 여전히 수량이 풍부하며, 물속에 닮긴 돌이 화산송이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채집, 취사금지' 안내표지판이 붙어 있다. [/caption]
 
피서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산물, 엉덕물
[caption id="attachment_21312" align="aligncenter" width="1280"] 화순해수욕장 쪽의 언덕에 엉물이라는 엉덕물도 있다. 언덕을 제주어로 하면 ‘엉’이라 하며 엉덕물과 하강물이 합쳐 해수욕장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 산물은 다시 재현하여 만든 것으로 족욕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만들어 피서객에게 제공하고 있다.[/caption]
 
태역밧에서 있는 산물, 테우리물
[caption id="attachment_21313" align="aligncenter" width="1280"] 엉덕물 바로 밑 해수욕장 서쪽 끝자락에 있는 태역밧(잔디밭) 근처 해안 백사장의 모래암반지역 여기저기서 산물이 자연적으로 용출되고 있는데, 이 물을 테우리물이라 하며 우마용 물로 사용했던 산물이었다. ‘테우리’는 ‘목동’의 제주어다.[/caption]
 
모래해안, 여러지점에서 솟는 각시물
[caption id="attachment_21314" align="aligncenter" width="1280"] 각시물은 화순담수풀장 주차장 너머 화순해수욕장에서 용출하고 있다. 안내표지판이 없고 주소를 제공하지 않는 공유수면상에 위치하여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산물은 흘러 바로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화순바다를 찾은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해수욕을 선물하고 있다.[/caption]
 
마을 목욕탕처럼 주민들이 찾는 곳, 개물
[caption id="attachment_21315" align="aligncenter" width="2560"] 담수풀장 이용객들에게는 여름 샤워시설로, 마을 주민들에게는 연중 샤워시설로 이용되는 곳이 바로 개물이다.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내부가 넓고 용출량도 풍부하여 많은 인원도 수용할 수 있다. 조사당일에는 물이 산물입구까지 흘러넘칠 정도로 물이 많았다.[/caption]
 
마을을 지킨 수호신 같은 산물, 하강물
[caption id="attachment_21316" align="aligncenter" width="1280"] 예전에 샘골인 화순리 마을에서 대표적인 물은 하강물이었다. 지금 하강물은 자그마한 돌하르방이 지키는 산물이 되었다. 하강물의 원류는 해수욕장 서쪽 남·여 담수욕장 앞 돌하르방이 있는 도로 사각물통 안에서 용출하며, 담수욕장에 공급하는 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산물은 바위 틈에서 두 줄기 물로 용출하여 엉덕물, 개물 등과 합류하면서 물 힘이 매우 강해져 아래로 물이 내린다고 하여 하강물이라 부른다. 동네의 속설에 의하면 산물이 동쪽을 향해 흐르면 그 해에 풍년이 들고 서쪽을 향해 흐르면 흉년이 든다고 전해오고 있는 물로 마을 끝자락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대적하며 마을을 지킨 수호신 같은 물이었다. 현재는 시멘트 구조물로 덮여 있어 내부 확인이 불가하였다.[/caption]
 
물소리만이 산물의 존재를 알리는, 청물
[caption id="attachment_21317" align="aligncenter" width="1280"] 화순담수풀장 뒤 밭 한켠에 외로이 흐르는 산물이 있다. 청물은 밭담 아래에서 용출하여 하강물쪽으로 흘러 담수욕장으로 흘러드는 산물이다. 현재는 주변이 온통 풀에 덮여 있어 진입이 불가했지만, 물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어 산물이 나는 곳을 추정할 수 있었다. 안내표지판 조차 없어 이 곳이 산물터임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알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한다.[/caption]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