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제주도는 가시천 정비사업 철회하라!

관리자
발행일 2022-11-14 조회수 151



제주도는 가시천 정비사업 철회하라!




제주도의회는 가시천의 원형 파괴하는 하천 정비사업 부동의해야




제주도는 가시천 하천정비 사업 철회하고 근본적인 수해예방책 마련해야





가시천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제출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가시천 하천정비사업이 친환경적 하천정비계획이 아닐뿐더러 주민들에게 설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며 동의안 처리를 보류했다. 과도한 가시천 정비사업이 심각한 하천파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그만큼 가시천 정비사업은 제주도의회가 나서 걱정을 해야 할 만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가시천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구두리오름 인근 해발 100m지점에서 발원하여 세화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가시천의 하상은 암반과 큰 자갈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기에는 유량이 전혀 없고, 하천 안에 식생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가시천의 일부는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일 만큼 생태적 가치도 높은 곳이며, 바위에 푸른 이끼가 깔려 푸른 빛이 돌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가시천은 2000년 이후 이미 11차례나 하천정비가 이뤄졌던 하천으로, 또다시 같은 구간에 중복적인 하천 정비사업을 하는 것은 매우 과도한 조치다. 가시천의 전체 길이는 총 7.4km인데 이번에 예정된 정비사업 구간은 6.5km로, 사실상 거의 모든 구간이 정비 대상지로 편입되어 있다. 이로 인해 심각한 하천 원형 상실과 더불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란 우려를 제주도의회가 직접 표출한 것이다.
이에 우리 단체는 가시천 정비구간을 긴급조사해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수차례 하천정비 사업이 이루어졌지만, 하상이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고, 하도 역시 전형적인 건천의 특징이 고스란히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하천의 하류부와 가시천의 하류를 비교했을 때 하천 지형의 훼손도가 비교적 적고 구간마다 소(沼)가 형성되어 야생 조류가 머무는 등 하천의 생태적 기능이 매우 양호한 상태였다.
하천변에는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이 형성된 구간도 많아 법종보호종의 출현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심지어 하천의 상류부에는 하천 사면에 둘레 2.3m 이상의 보호수(1980.10.22. 지정)가 자리잡고 있으며 ‘주냉이내’ 등 하천의 소(沼)에 고유 지명이 붙어 있어 오랜 시간 가시리 마을 사람들과 함께해 온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전가치가 인정되는 가시천의 하천정비를 계획한 이유에 대해 제주도는 치수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00년 빈도 이상의 설계빈도를 기준으로 적용하면 도내 모든 하천은 정비사업의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수해예방의 여러 가지 대책 중에 유독 하천정비 공사만이 유일한 대안처럼 고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예방책이 아니다.
더욱이 현장 조사 결과 가시천 하상의 깊이가 깊고, 하도의 하폭 역시 넓게 확보되고 있어 여기에 또다시 정비공사를 시행하는 방안보다 다른 대안으로 치수의 안정성 확보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가시천 상류 중산간 지역의 개발행위를 차단하고, 가시천 주변 비닐하우스 우수의 하천 유입을 분산하는 방안과 빗물 재이용 정책을 늘려야 한다.
제주에 오랫동안 홍수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화산섬의 특성상, 빗물이 지하로 스며드는 공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불투수성 면적이 늘어나면서 모든 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 침수피해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홍수피해의 원인이 하천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침수피해 해결을 위한 수해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지 무리하게 하천을 파괴하는 일이 아니다.
한라산부터 해안까지 화산암반으로 이루어진 하천 경관은 제주만의 독특한 하천 경관을 만들어 냈다. 당연히 보전되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하천정비 사업으로 인해 하천 원형이 파괴되어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중요한 생태축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하천변의 숲지대도 함께 파괴되어 사라지고 있다. 반복된 정비사업으로 하천이 생태적 기능을 잃으면 오히려 더 큰 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천이라는 생태축을 상실하는 것은 제주의 자연환경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제주도의회는 가시천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즉각 부동의해야 한다. 그리고 제주도정 역시 가시천 정비사업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재해예방대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에 2016년부터 하천정비 공사가 계획되거나 공사 중인 하천이 24곳(제주시 15곳, 서귀포시 9곳)이고 공사비만 3천억 원이 훌쩍 넘는다. 3천억 원이 넘는 혈세를 현재처럼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활용해서는 제주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부디 근본적인 침수피해 방지와 재해예방 정책으로 제주 하천의 환경적 가치를 살릴 수 있게 정책 방향이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끝.
 
* 붙임자료 :
사진1. 가시천은 비교적 원형이 남아 있고, 하천변 상록활엽수림 밀도도 높다.
가시천 하천정비 성명서_20221115_수정

 

2022. 11. 14.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김민선․정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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