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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보도자료]탄소배출을 가중시키는 자동차 중심의 제주 교통 예산

탄소배출을 가중시키는 자동차 중심의 제주 교통 예산

“대중교통과 보행, 자전거 이동보다 자동차 이동을 장려하는 제주도 교통정책”
“수송 분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교통 예산의 전면적 전환 필요”

제주특별자치도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내년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총 217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는 어느 지방정부보다 앞선 2012년부터 ‘CFI 2030’정책을 펴왔고 2018년에는 ‘2030 제주특별자치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선명한 구호와 계획들이 난무하지만 이러한 계획과 구호들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송 분야
환경부가 공표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제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4840천톤 CO2eq(이후 배출 온실가스 단위 천톤CO2eq)인데 이 중 수송 분야가 2271로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수송 분야 배출량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제주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무엇보다 수송 분야에서 정확하고 효과적인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제주의 수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보면 1990년 561, 2000년 1080, 2010년 1461, 2018년 2271로 무려 4배나 증가했다. 수송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도로 수송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별도로 살펴보면 1990년 409, 2000년 782. 2010년 1014, 2018년 1458로 역시 3.56배 증가했다.

제주도는 2018년 발표한 ‘2030 제주특별자치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통해 도로수송 온실가스 배출량의 2020년 예상치 1408, 2030년 예상치를 1520로 설정하고 2030년 배출예상치의 38.1%에 해당하는 580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탄소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과 대비하면 정말 초라한 감축 목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소극적인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도로수송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에 1458로 위 보고서에서 발표한 2020년 예상치 1408을 2년이나 앞당겨 훌쩍 뛰어넘었다.

예상을 웃도는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와 제자리 걸음인 대중교통 수송 분담율
도로수송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동차 운행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로드맵은 2020년 제주도 자동차 등록대수를 473,792대로 예상했으나 2020년 12월 이미 제주도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615,342대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 현재 제주도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655,469대에 이를 정도로 자동차 수의 증가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또한 2017년 8월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했지만 버스 수송 분담률은 2016년 19%에서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4년 동안 고작 14%대에 머물러 있다. 아직 공표되지 않은 2019년과 2020년의 도로 수송 부분 온실가스 배출량도 이에 비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에 대한 원인은 제주도의 잘못된 교통정책에 기인한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부합하지 않는 제주 교통 정책과 예산
도로 수송부분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정책과 내연기관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정책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아닌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등의 이동 체계를 구축하는 대안적인 교통 서비스 공급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혼잡통행료, 주차상한제, 주차관리 강화, 주차요금 징수, 자동차 통행 제한 등의 적절한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버스 통행 시간을 3분 개선하거나 자전거 전용도로 1,597km를 구축하면 전기자동차 8,547대를 보급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2019년에 발간된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 및 연차별 시행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서(2019-2023)’를 보면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등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보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거나 기존 도로를 확장하고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하는 계획을 우선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제주도는 아래 표와 같이 도로와 전기자동차 보급 중심의 예산을 편성하여 운영해왔다.

제시된 표를 보면 주차장 건설 등 주차 분야 예산이 전체 교통예산 중 10.3%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로 건설 및 확장 분야가 예산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보조금 등 예산이 27.8%를 차지해 자동차 구입을 보조하고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예산 비율이 전체 교통예산의 76.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중교통 분야는 20.4%에 불과하며 보행 분야와 자전거 분야는 각각 0.2%, 0.25%를 차지하고 있어 투자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또한 제주도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내년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총 217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교통 분야에서는 ‘CFI 2030에 따라 전기차 선도 도시로서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 등 수송(도로) 부문 1,034억원’을 편성했다. 말로는 자동차 수요를 억제하겠다고 외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도로건설·확장 등 자동차 이용 중심의 공급정책에 치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다른 도시들의 사례
프랑스 파리 안이달고 시장은 ‘도보와 자전거로 통행하는 푸른도시’를 정책공약에 담고 파리 교통체계를 ‘보행자·약자→자전거·대중교통→택시·공유교통수단→일반승용차’ 순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시내 도보 전용구간 확대, 자전거 도로 조성, 자동차 운행속도 및 통행량 제한 등의 도로교통정책을 내세웠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보행자의 이동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슈퍼블록 실험을 하고 있는데 슈퍼블록 안에는 필수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출입이 금지되며 이 구역의 시속은 10km로 제한된다. 차량이 운행하던 공간이나 주차 공간이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녹지, 심지어 달리는 트랙으로 바뀌었다. 스페인 북부의 소도시 폰테베드라 역시 1999년부터 차 없는 도시 정책을 시작해 대중교통까지 모든 차량을 도시 중심부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한편 도시 전체 차선을 좁히고 교차로와 과속방지턱을 늘렸다. 20여년 가까이 꾸준히 차 없는 거리 정책을 시행하여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나 감소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역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는 Vision Zero를 목표로 세우면서 자가용을 교통계획에 가장 후순위로 배치하고 이전에는 자가용이 지배하던 거리나 광장을 보행자, 자전거, 도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우선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오슬로는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도시 내부 순환 도로 내에 있는 760개의 노상 주차 공간을 모두 없애고 그 자리에 아이들의 놀이 공간과 시민들의 쉼터를 조성하는 한편 64km 이상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보행자 거리를 넓혔다.

기후위기 시대, 공급 중심의 정책이 아닌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등 친환경 교통으로의 전환이 절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가용 승용차 교통량의 감축이 절실하다. 이는 곧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의 확충을 의미한다. 대중교통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고 기존 차로를 줄여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도로 공간 재편이 우선되어야 시민들 역시 보행과 자전거, 버스 등의 이동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대중교통 예산 역시 대폭 늘려야 한다. 현재의 준공영제는 방만한 운영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편의성의 핵심인 노선 조정권 역시 행정이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다. 버스를 완전공영제로 전환하면 시민의 보행권리와 이동 편의가 우선되는 노선 조정과 배차가 가능해진다. 또한 노선 조정 등에 시민참여가 가능해져 시민중심의 대중교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중교통 확대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무상 버스 등도 충분히 시도하고 도입할 수 있다.

이렇듯 수송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제대로 된 정책 방향의 설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 편성이 중요하다. 현재와 같이 전기자동차 구입, 도로 신설, 주차장 건설 등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보행로 확보, 자전거 도로 개설, 전기자전거 구입 지원, 대중 교통 이용 편의를 위한 기반 시설 확대, 버스 공영제와 무상 버스 도입 등으로 전환하는 대담한 변화가 기후위기 시대를 맞는 제주에 무엇보다 필요하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상 가나다순, 13개단체)

수송분야 보도자료_20220104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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