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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보도자료]건축물 대상 기후위기 정책, 계획만 있고 집행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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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대상 기후위기 정책, 계획만 있고 집행은 0%

“각종 조례에서 건축물 관련 기후위기 대응으로 제시한 내용 대부분 무시”
“5년 마다 수립하는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의 핵심전략 하나도 이행 안 해”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도내 건축물 관련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제주도의 정책을 평가한 결과 각종 조례상 건축물 관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제시된 내용은 물론, 건축물 관련 기후위기 대응의 최상위 계획인 녹색건축물 조성계획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제주도의 온실가스 배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그중 상당 부분이 건축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탄소 없는 섬을 만들겠다는 제주도의 구상과 달리 정작 제주도의 건축물 정책은 날로 늘어만 가는 온실가스 배출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제조업이 부재하고 관광산업이 발전한 특성상 2차산업에서의 에너지 요구량보다는 관광·서비스 등 3차산업에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실제 제주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2016년 이후 2018년까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지역별 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를 보면 제주지역의 2016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4,229천톤이었는데 2017년에는 4,444천톤, 2018년에는 484,0천톤으로 줄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이상이 연료를 연소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행하는 지역에너지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18년 제주에서 사용한 최종에너지소비량은 154만1천toe이고 이중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업과 가정에 사용된 에너지총량은 48만3천toe로 수송 72만8천toe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도외 지역은 산업, 수송, 상업과 가정 순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반면 제주에서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데이터가 나오는 이유는 제주지역에 제조업 등 2차산업이 부재하고 주로 관광산업에 치중되어 있어 수송과 상업분야의 에너지소비가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관광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많다는 것으로 그중에서 상당량은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 등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제주도에서 공개한 에너지다소비건축물 현황을 보면 총 11곳이 지정되어 있는데 이중 호텔이 7개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다소비건축물 1위 역시 호텔시설로 나타났다. 그만큼 관광산업분야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막대함을 보여준다. 또한 제주도 노후건축물 비중은 전체 33.9% 국토교통부 2020 건축통계집
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냉난방 등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축물이 적지 않다. 이렇듯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대책의 일환으로 제주도는 조례를 통해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조례에는 제주도 에너지기본 조례와 제주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가 있다. 제주도 에너지기본 조례에서는 공공 및 민간부문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축기준을 마련하도록 하였으며 제주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에는 녹색건축물 조성계획, 녹색건축물 조성에 관한 실태조사, 그린리모델링기금 조성과 활용을 명시하여 두었다. 하지만 이들 조례에서 유일하게 시행된 것은 녹색건축물 조성계획뿐이다.

제주도 에너지기본 조례는 2019년 5월 전면개정 되었고, 제주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는 이보다 앞선 2017년 3월에 제정되었지만 건축물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조례의 집행은 방치되어 온 것이다. 특히 제주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 대부분이 그린리모델링기금 조성과 이를 운영하는 위원회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지만 제주도는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그린리모델링이 노후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저감에 대응하는 중요한 정책이고, 정부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에도 중요사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제주도에서는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시행된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은 제대로 이행되어 왔을까? 일단 이 계획은 5년 마다 수립되는 법정계획이며 각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수립하여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계획을 수립해 최대한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계획이다. 제주도가 수립한 계획의 중요 이행 핵심전략과제는 총 3가지로 ▲제주특별자치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 제정 ▲제주 해안가 원도심 지역 내 뱃보름집 및 벳땅지접집 조성 사업 추진 ▲에너지 플러스 수눌음 마을 조성 사업 추진 등이다.

먼저 제주특별자치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 제정은 제주특별법에 녹색건축물 조성에 국비지원이 가능할 수 있는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근거로 녹색건축 조성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녹색건축물 조성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녹색건축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공은 물론 민간영역까지 이를 적용하여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녹색건축물을 확산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제주특별법 개정을 위한 검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첫발조차 떼지 못했다.

다음으로 제주 해안가 원도심 지역 내 벳보름집 및 벳땅지접집 조성 사업 추진 상황도 마찬가지로 진척이 없다. 이 사업은 원도심 활성화와 에너지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를 위해 녹색건축물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녹색건축 모델을 개발하고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주형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복합 활용 가능 및 건축 노후도 집중 지역 조사와 사업 구역 설정, 태양광 발전과 소형 풍력발전을 접목한 단독 또는 소규모 건축물의 모델 개발, 그린리모델링기금 활용 등을 세부사업으로 제시했으나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플러스 수눌음 마을 조성 사업은 제로에너지빌딩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으로 단지형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대상지의 신재생에너지 자원 분석, 적정 설치 방안 마련, 전력저장장치(ESS)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계획이다. 또한 에코타운 조성 대상지를 선정해 그린리모델링을 시행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는데, 에코타운 조성 사업은 제주도가 추진한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의 축소판을 마을 단위로 구축하는 사업으로 해당 마을을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과 연계해 기존 노후건축물과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건축물을 그린리모델링하는 것이 골자인데 특히 제주형 그린리모델링 표준 개발과 도내 그린리모델링 사업자 모집 및 육성을 세부사업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도 5년 동안 추진실적이 없다.

물론 이 계획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건물부문의 1.55%에 불과하지만, 그 1.55%를 감축하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주도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력이 얼마나 부실한지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계획과 조례의 내용들이 선언적이라고 판단하는 제주도의 자세다. 말 그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업으로 판단한다는 것인데, 기후위기 상황에 대한 시급성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허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도는 에너지다소비건축물에 대한 정보의 핵심인 건축물의 명칭과 소재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공공에서 운영하는 건축물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 에너지기본 조례에서 도지사의 책무로서 제주도가 추진하는 에너지 시책 및 관련 계획 수립ㆍ시행에 대한 정책감시, 평가, 제안 및 실천 등의 활동을 지원하고, 공익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관련 자료를 도민, 시민단체에 제공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라고 하였음에도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앞서 설명한 대로 관련 조례에 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이렇듯 제주도의 건축물 대상 기후위기 대응정책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렇게 제주도의 정책이 엉망인 이유는 각 과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대응정책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집행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탓이 가장 크다. 건축물 관련 기후위기 대응만 하더라도 건축, 도시계획, 자치행정, 재생에너지, 환경정책 등 다양한 부서가 함께 협력해 융합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하지만 이를 컨트롤하는 단위가 제주도정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형식적 통합기구인 제주도 기후변화대응 추진본부가 있지만 공무원들 조차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이에 시민사회에서 제주도의 환경적 중요성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환경부지사 제도를 부활시키거나 기후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실효성 있는 기구를 새롭게 신설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를 무시해 왔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이 애써 만들어진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제도가 잠자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도민사회와의 소통 부재도 큰 문제다. 현재 제주도정은 2차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결과물이 12월말 또는 1월초에 나온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계획수립과 관련해 도민과 시민사회에 의견을 묻는 공론화는 이뤄진 적이 없다. 이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사정도 전혀 알려진 바 없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시민의 실천을 강조하는 제주도정이 정작 시민의 참여로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는 매우 인색한 셈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전지구적 위기이고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짊어져야 할 상황이다. 근미래에 발생할 피해 규모는 상정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많은 국가가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이미 한국에서 농업과 수산업 등 1차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반도 기후위기의 최전선은 지정학상 제주도다. 지금과 같은 안일한 제주도의 기후위기 대응행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현행 조례에서 건축물과 관련해 수행하도록 한 정책들을 즉각 수행할 태세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를 총괄하는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도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해야만 기후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녹색건축물의 확대를 견인하기 위해 공공에서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공공에서 운영하는 건축물의 녹색건축물로의 전환에 앞장서야 하며, 녹색건축물 인증실태를 상시 공개하고 공공건축물의 녹색건출물 인증 계획과 녹색건축물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수립해서 시행해야 한다. 부디 지방자치와 분권의 가치를 생각해서라도 애써 만든 조례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제주도가 분발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끝.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상 가나다순, 13개단체)

녹색건축물 보도자료_20211220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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