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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한 원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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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한 원앙

김완병(조류학 박사,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원앙은 국내에서는 한라산내의 계곡이 최대 월동지로 매년 1,000여 마리가 제주를 찾는다. 낮에는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물이 고여 있는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제주의 주요 월동지로는 도토리 열매가 풍부한 광령천, 한천, 중문천, 병문천, 강정천, 창고천, 효돈천, 신례천, 서중천 등의 계곡과 조천읍 일대의 곶자왈 지역이다. 그러나 계곡과 곶자왈 지역의 개발과 개방으로 인하여 원앙의 월동지가 위험에 놓여 있다. 과거 1999년1월 조천읍 다려도 해상에서 월동한 2,500여 마리가 도래한 적이 있는 있는데, 2004년에 65마리로 크게 감소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선흘 곶자왈에 소수가 도래하며, 지난 2009년 1월 조천읍 크라운골프장내 연못에 수백 마리의 원앙이 찾아온 적이 있다. 당시 다려도 해상에서 확인된 원앙은 밤에는 골프장 주변 곶자왈 숲에서 먹이활동을 한 후에, 낮에는 사람들을 피해 다려도 해안에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야생조류는 어느 정도 먹이 자원이 확보되고 안전성과 쉼터가 마련되면, 약간의 방해요인에는 크게 지장 받지 않고 적응해간다. 서귀포 천지연 폭포에 가도, 수십 마리의 원앙이 다정하게 물장구를 치며 겨울을 보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겨울철의 원앙(사진 : 김기삼))

원앙은 야행성 조류로 낮에는 물이 고여 있는 계곡이나 철새도래지 때로는 해안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해가 지면 참나무숲으로 이동해 도토리 열매를 주워 먹는다. 물가 계곡의 돌 위나,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는 연못가에는 원앙의 배설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귀포시 강정천 수원지에서 휴식하는 개체들도 야간에 모두 서귀포시 휴양림(거린사슴)이 위치하는 상류 계곡에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수백 마리의 집단 무리는 겨울에만 관찰되지만, 원앙의 번식기인 여름철에도 소수 제주 산간 계곡에 머물기도 한다. 육지부에서는 경기도 광릉숲에서 번식이 확인되었지만, 제주에서는 아직까지 야생 개체군이 번식한 적은 없다.

보통 원앙, 청둥오리와 같은 오리들은 암수의 깃털색이 확연히 구분된다. 수컷은 화려한 색깔을 띠며 특히 번식기에 접어들면 더욱 더 밝은 색을 띤다. 평상시보다도 더 눈부신 색을 가짐으로써 암컷 배우자를 유혹할 수 있는 것이며 동시에 다른 수컷들의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는 과시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암컷은 갈색 계통의 어두운 색을 띤다. 이는 알과 새끼를 천적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앙의 옛 이름으로는 ‘계칙(鸂鷘)’, ‘증경이’, ‘비오리’라 불렸다. 중국 고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수컷을 원(鴛), 암컷을 앙(鴦)이라 했다. 워낙 깃털색이 차이가 나서 암수가 전혀 다른 새로 알았다가, 번식기에 다정한 모습을 보고 한 종임을 알았다. 한편, 수컷의 화려한 번식깃털이 암컷과 유사한 변환깃으로 변화는 과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깃털색이 암수가 거의 같으며, 유심히 보면 부리가 붉은색을 띠는 놈이 수컷이고 어두운 회색을 띠고 있는 놈이 암컷이다. 이러한 깃털갈이를 조류생태학적 용어로 변환깃(Eclipse plumage)이라고 하며, 수컷의 깃털이 암컷과 거의 흡사하게 변해버린다. 번식기에 수컷은 날개 깃털이 동시에 빠지고 변환깃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수주일 동안 잘 날지 못하여 이동과 방어비행에 제약을 받는다. 보통 내륙습지나 바다환경에서 번식하는 논병아리, 아비, 오리류, 바다오리류 등의 공통된 특징이며 산새들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이 시기에 천적이 나타나면 물가로 헤엄치거나 물속으로 피신하여 이를 극복하게 된다. 번식기에 암수의 깃털색이 같아짐으로써 천적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수컷은 자신의 화려함을 과감히 희생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원앙을 금슬(琴瑟) 좋은 부부를 상징하였지만, 매년 짝을 바꾸는 습성이 알려지면서 수컷 원앙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배우자의 선택권은 암컷에게 있다. 수컷의 화려한 깃털과 좀 더 돋보이게 하는 의식적인 구애행동이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번식기 이후에 보여 주는 수컷 원앙의 털갈이는 종족 번식을 위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배려가 아닐수 없다. 또한 원앙의 화려한 깃털 색깔과 서로 무리를 지어 물장구를 치며 노는 모습을 보면, 우리 조상들이 설날에 고운 한복을 입고 오소도손 덕담을 나누는 가족 사랑을 저절로 연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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